1998년 개봉한 피터 위어 감독의 영화 <트루먼 쇼>입니다. 짐 캐리가 주인공 트루먼 역할을 아주 잘 해내어 그의 배우 입지를 다져준 작품입니다. 주인공 트루먼이 리얼 쇼에서 살아가는 줄거리를 살펴보고 앞으로 현대인들이 진짜 내 모습과 마주하는 삶을 살아가길 바라봅니다.
1. <트루먼 쇼> 줄거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씨헤이븐에 삼십 년간 살고 있던 트루먼은 어느 날 여길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그의 첫사랑 로렌이 살고 있는 피지로 말입니다. 하지만 그는 여길 쉽게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주변인들 모두가 그를 만류하는 탓도 있었지만 트루먼에겐 물 공포증이라는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트라우마의 원인이었던 실종된 아버지를 길에서 마주치게 되고 그때부터 트루먼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의문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열쇠가 되어 트루먼쇼의 제작진들을 압박하게 됩니다. 그 후 제작진들과 트루먼의 눈치싸움이 계속되며 트루먼 쇼에 위기가 찾아오게 됩니다. 트루먼이 진실에 다가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TV 프로그램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 리 없는 상태였지만, 제작진들은 그를 꼭 막아야 했기에 이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 됐던 아버지를 복귀시키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모든 갈등이 봉합되며 트루먼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모두가 안심하는 순간 트루먼은 그 틈을 노려 씨헤이븐을 탈출하려 하고 제작진들은 초강수를 두며 그를 막으려 합니다.
2. 리얼 쇼 '트루먼쇼'
전 세계인이 지켜보던 트루먼쇼는 무려 삼십 년간이나 한 사람의 일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리얼 쇼 그 자체였습니다. 크리스토프나 다른 연기자들의 말에 따르면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트루먼쇼는 영화 내내 리얼이라고 부를 만한 장면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일곱 살 때부터 친구였던 말론.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해 트루먼과 결혼까지 하게 된 메릴. 그리고 새로운 사랑의 씨앗이 될 뉴페이스까지 모든 건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부모도 친구도 사랑도 트루먼이 선택한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것이 과연 리얼인지 의문이 듭니다. 오히려 짧은 각본에 따라 진행됐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트루먼쇼의 모든 상황이 다 각본대로 진행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선택은 트루먼 본인이 직접 해야 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이 트루먼 쇼는 늘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루먼과 그 외의 위험인자들이었습니다.
3. 결론 : 진짜 내 모습과 마주하기
영화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만한 그런 상상을 아주 그럴듯하고 유쾌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결코 가볍지가 않았습니다. 감독은 트루먼을 통해 자유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크리스토퍼를 통해선 돈만 되면 뭐든지 다 하는 미디어에 대한 비판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비판은 연기자들의 이중성과 대다수의 시청자들에게까지 이어져 있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트루먼이었다면 우린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말론이었다면, 또 메릴이었다면, 우리가 크리스토프였다면, 우린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린 어떤 입장을 취했을지, 그들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지 말입니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남들에게 보여주기식 삶을 살아가는 우리 은유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초반 말론과 메릴이 자신들을 포장하려고 했던 이유 그리고 크리스토프가 그럴듯한 거짓말을 늘어놓았던 이유 그 모든 건 그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언젠가부터 스스로 트루먼이 되려는 사람들이 참 많아진 것 같습니다. 자신이 뭘 먹는지 어디서 뭘 하는지 거의 실시간으로 마치 중계라도 하듯 자신의 모든 걸 보여주지 못해 안달이 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기보단 자신을 포장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화려하게 보정된 사진, 비싼 음식들, 럭셔리한 라이프 스타일, 내가 얼마만큼 열정적인지 어필하는 것들로 보여주지만 그건 영화 속 PPL 장면들처럼 현실과는 동떨어진 너무나도 인위적인 설정일 뿐입니다. 우린 이제 타인을 향한 쇼를 끝내야 합니다. 진짜 내 모습과 마주해야 합니다. 아무리 화려한 포장지로 감싼다 한들 그 안에 알맹이는 변하지 않는 법입니다. 이제 그만 자유로워져 봅시다. 자신을 속박하고 있던 모든 것들을 내던져 버린 트루먼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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