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개봉한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2020년 겨울에 개봉한 영화 <조제>입니다. 영화 조제에서의 주인공 조제 역은 한지민이 맡았으며, 남자 주인공 영석 역은 남주혁이 맡았습니다. 주인공 조제와 영석이 함께한 순간들을 그린 멜로 로맨스 영화입니다. 김종관 감독의 첫 상업 장편 영화로서 김종관 감독의 감각적인 영상과, 계절을 느낄 수 있는 풍광을 아름답게 담았습니다. 조제의 집 담벼락엔 구멍이 있습니다. 조제는 이 구멍을 통해 여러 가지 상상을 펼치며 세상을 바라봅니다.
1. <조제> 줄거리
대학생 영석은 골목길을 걷다가 쓰러져있는 한 여성을 도와줍니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가다 넘어진 그 여성은 조제입니다. 전동 휠체어가 작동이 되지 않아 슈퍼에서 리어카를 빌려 그녀를 집에 데려다줍니다. 데려다준 뒤 집으로 가려고 하는 영석에게 조제는 밥이나 먹고 가라고 합니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와 같이 사는 조제의 집은 어둡고 허름하고 지저분했습니다. 다리가 마비된 조제는 바닥을 기어 다니며 음식을 만들어 줍니다. 간단하게 차린 단출한 밥상을 영석이에게 밀어다 놓습니다. 영석이는 어색하지만 차려준 밥을 먹기 시작합니다. 그 후 영석이는 거리에서 힘겹게 가구를 옮기는 조제의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영석이는 할머니를 도와 가구를 집까지 옮겨줍니다. 이번에도 조제는 영석이에게 밥을 먹고 가라고 합니다. 영석이 집을 둘러보다 외국인 사진을 보고 조제한테 물어보니 조제는 자신의 아빠라고 합니다. 그리고 조제와 할머니 영석은 조촐한 반찬에 밥을 먹습니다. 영석은 여자친구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대학교 여자 교수와 내연관계로 종종 만나고,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학교 후배 수경과 만나기도 합니다. 그런 영석은 조제한테 조금씩 호감이 생깁니다. 추석 선물로 김과 스팸세트를 받았습니다. 스팸을 가지고 조제를 만나러 갑니다. 조제의 집엔 수집해 놓은 위스키 공병들과 책들이 가득했습니다. 사람들이 내다 버린 쓰레기들이 자신에겐 쓸모가 있다고 조제는 말합니다. 조제는 영석에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책을 구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 후 책을 구해다 준 영석이 알게 된 사실은 조제는 이 책 주인공의 이름이었습니다. 조제가 아들이라고 부르는, 조제와 몇 살 차이 안 나 보이는 남자를 영석이는 만납니다. 조제와 친해 보이는 그 남자 '곽철호'가 영석이에게 조제의 과거를 다 알려줍니다. 같은 보육원 출신이며 어렸을 적부터 상상이 심해 거짓말을 많이 한다고 했습니다. 조제의 낡은 집을 고쳐주고 싶은 영석은 수경에게 부탁해 그녀의 고모가 있는 지역 복지사의 도움을 받습니다. 조제의 집을 고쳐주러 방문한 수경을 보며 조제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져 영석에게 다시는 집에 오지 말라고 합니다. 이후 한동안 안 보고 지내다가 영석은 우연히 조제의 소식을 듣게 되고,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혼자 있는 조제가 걱정이 되어 한걸음에 조제 집으로 달려갑니다. 결국 조제는 영석을 붙잡고, 그 길로 영석은 조제 집으로 이사를 들어옵니다. 영석은 구직활동을 하고, 어려운 살림이지만 둘은 행복하게 생활합니다. 5년 후, 조제는 스코틀랜드를 영석과 여행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너무나 행복하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사실 이것은 조제의 상상이었습니다. 이제 조제의 곁에는 영석이는 없습니다. 조제는 깔끔하게 정돈된 집에서 능숙하게 운전을 하며 외부 활동을 합니다. 직장인인 영석은 수경과 곧 결혼식을 올립니다. 그러나 조제 생각이 나 눈시울을 붉힙니다. 언젠가 조제와 함께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들을 보며, 조제는 영석에게 떠나라고 합니다. 자신은 이제 외롭지 않고 그가 옆에 있다고 상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영석은 그 이야기를 듣고 눈물만 흘립니다.
2. 집 담벼락의 구멍으로 본 세상
조제의 집 담벼락엔 구멍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구멍에서 무서운 호랑이도 봅니다. 그렇지만 조제는 영석과 함께 있기 때문에 무섭지 않았습니다. 이것으로 볼 때 조제는 구멍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고, 영석에게 용기를 얻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영석은 조제를 위해 구멍을 메꿔줍니다. 조제는 무섭지만 세상을 조금이나마 열심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영석은 조제와 세상을 다시 단절시켰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둘의 관계가 무너질 것이라 예상이 되었습니다. 조제는 장애를 가지고 있기에 현실보다는 혼자만의 상상을 즐깁니다. 영석은 그런 조제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결국 둘은 서로를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보아집니다. 둘 사이 헤어진 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주지 않았지만 수족관 속 물고기처럼 조제는 다시 세상과 단절을 하게 됩니다. 구멍은 두 사람의 세계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볼 수 있습니다. 다행히 5년 뒤 조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깨닫고 세상으로 한발 더 내딛는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