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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우리는 왜 사는가? 그냥 사는 것

by 향기가 짙은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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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픽사의 전작 <인사이드 아웃>에서 사람의 뇌 속 정신세계를 그려낸 피트 닥터 감독은 이번엔 사후 세계와 태어나기 전 세계를 그립니다. <소울>에서 표현되는 사후 세계는 천국이나 지옥으로 가기 전 이승과 저승의 경계입니다.  '우리는 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그곳에서 찾아보겠습니다.

 

1. '우리는 왜 사는가?'에 답하는 영화

 삶은 견뎌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내 따라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삶은 그만큼 견뎌낼 가치가 있는 것일까? 우리는 무엇을 위해 왜 살아가는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고 우울해지기도 하는 질문입니다. 삶은 살아갈 가치가 있는가? 우리는 왜 사는가? 영화 <소울>은 바로 그 질문에 답하는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모든 사람들에게 권합니다. 영화는 모든 사람들을 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꿈이 있고 누군가에게는 꿈이 없습니다. 누군가는 목적을 이루고 누군가는 목적이 없어 당황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무엇인가 어설픈 것 같고, 기대했던 것들이 언제나 기대를 벗어나는 것 같고, 잘 사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그런 모든 방황하는 영혼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재즈에 생동하는 에너지가 마음을 뒤흔드는 작품입니다.

2. 영화 후반 깨달은 것 : 그냥 사는 것

 몸을 되찾은 조는 마침내 도로테아와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주변인들도 찾아오고 조는 꿈만 같은 공연을 성공하게 됩니다. 음악을 싫어하던 어머니도 조를 응원하고 인정할 정도로 공연은 좋았습니다.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되었어야 할 환상적인 밤이었습니다. 하지만 조는 어딘지 모르게 허전함을 느낍니다. 그때 도로테아가 말해줍니다. 어떤 물고기가 바다를 찾고 있었다고 그러자 나이 많은 물고기가 '여기가 바다야'라고 말하자 그 물고기는 '여기요? 여기는 물인데요'라고 답했다고 말입니다. 언뜻 수수께끼 같은 말이지만 저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순간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완전한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노력하고는 합니다. 누구에게나 기대하던 순간은 있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사람의 기분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세상 모든 것을 손에 넣은 기분일까요? 의외로 그러한 순간, 원하는 무언가를 마침내 이루는 순간에 기쁨이 차오르지만 어딘지 모르게 행복에 취하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기분이 좋기는 한데 어쩐지 허무해지는 것. 이 순간 역시 다른 순간처럼 그냥 스쳐가는 순간에 불과하다는 것. 조는 공연을 끝낸 날 세상 모든 것을 얻은 듯 뭔가를 달성하고 꿈속에 있는 듯한 감격을 느끼리라 생각했지만 그날은 그저 특별히 기분 좋은 것에 불과한 밤이었습니다. 평범한 밤. 이제 앞으로 조는 매주 도로테아와 연주하며 그런 밤을 반복적으로 살아갈 겁니다. 제리는 그런 조에게 불꽃은 영혼의 목적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단순한 인간들은 불꽃을 목적이라 헷갈리는데 조도 그랬던 것입니다. 다시 만난 22에게 조 가드너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늘을 보거나 걷는 건 목적이 아니야 그냥 사는 거지'. 바로 그 그냥 사는 것이야말로 '삶의 소중함' 그 자체입니다. 22는 그냥 사는 것에 숨을 쉬고 하늘을 보는 것에 감격했습니다. 뭉클한 감동을 느꼈고 그곳에서 불꽃을 찾았습니다. 조의 음악보다도 그 어떤 위대한 멘토들의 인생보다도 더욱 소중하고 가치 있는 건 그냥 사는 것이었습니다.

 

3. 영화 <소울> 리뷰

 너무나도 따뜻하고 포근한 영화입니다. 그저 피자 한 조각의 위로, 한 조각의 긍정, 꿈이 없어도 힘들어도 대단한 목적이 없어도 괜찮다는 말,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순간이야말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위대한 것이라는 말, 영화는 한없이 아름답습니다. 비록 아이디어의 독특함으로는 인사이드 아웃에 비하기 어렵고 사후 세계의 화사함과 드라마의 감동이라는 면에서는 코코에 미치지 못하지만 이 영화가 지닌 메시지와 연출은 두 영화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메시지의 측면에서 매일이 소중하다 매 순간이 선물이다. 같은 말들은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어바웃 타임 같은 영화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메시지가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그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의 방식 방법론에 따라 효과는 큰 차이가 납니다. 세상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던 22는 피자 한 조각과 숨 쉬고 걸었던 작은 순간들에 반해 이 세상이 살 만한 곳이라는 걸 확신했고 그런 22에게 상처를 준 조는 무아지경으로 음악에 빠져들면서 22를 찾아가 그를 태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영적인 세계와 음악을 연결시키는 절묘하도록 아름다운 방식입니다. 영혼을 위로하는 것은 언제나 예술이고 음악입니다. 재즈 음악이 지닌 조화와 아름다움의 공존이 이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강조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점점 배경 묘사가 현실적으로 변하는 걸 느낄 수 있는데 <소울>이 보여주는 사실적인 배경 묘사는 이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완벽하게 녹아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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